[인터뷰][숲사이 인터뷰] 예쁜꼬마선충이 정말 이쁘게 보이나요? by 충남대 김준 (하)

관리자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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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준 (충남대 교수 생명시스템과학대학)



* 인터뷰 상편은 얼마 전  좋은 연구 성과로  BRIC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해 드렸다면, 하편은 김준 님에게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로 작성하였습니다.  

 

질문 1) 시민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이나 강연 프로그램 등 시민과 과학기술을 연결하는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준 님은 과학기술과 시민 간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연구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 하고 많은 이들을 설득하는 게 제겐 참 중요한 일입니다. 제가 몰두했던 연구 중 상당수는 생물의 진화를 살펴보는 연구였는데,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중요한 일이라는 걸 어떻게든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진화는 정말 중요하고 연구하기 즐거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계속 일하려면 한국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하는 게 필요하겠더라고요. 저도 시민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보니 맞춰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업과 좀 더 밀접하게 연계될 수 있는 연구를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질문 2) 연구활동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집필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학 교양서 화제작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웅진 지식하우스' 출판, BRIC에 오랜 기간 연재글로 기고하셨고, 현재는 내일신문에 과학 컬럼에도 참여하시고 계십니다. 김준 님에게 글쓰기(논문 등의 학술 활동이 아닌)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앞서 말씀 드렸듯 제가 하는 일을 설득하는 일이 제겐 참 중요한데요, 이런 설득을 하는 데 있어 글쓰기만큼 중요한 수단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지닌 전문성을 숙달할 수 있는 방법을 글로 쓰는 일도 많이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연구실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나가다 보니, 매번 따로 가르쳐주는 게 쉽진 않은 일이거든요. 이런 숙달 과정, 학습 과정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읽고 쓰는 것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스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도 제가 써둔 글로 공부할 것을 권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질문 3) 앞서 언급한 두 가지 활동이 본인의 연구활동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과학 대중화 활동이 연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여쭤봅니다. 특히, 이런 활동이 본인의 연구실적과 평가에 반영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런 현실적인 고민도 함께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생각보다 제가 쓴 글을 읽어준 분들이 많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을 통해 공동연구를 함께 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 당장은 일이 너무 많아 손을 거의 못 대고 있어서 아쉽긴 하네요. 힘닿는 대로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 중입니다만, 현재로서는 좋은 논문 쓰는 게 우선이긴 합니다.


질문 4) 과학자의 길을 꿈꾸는 학창시절 부터, 대학, 대학원, 박사후과정 그리고 현재 초임 교수로 연구자가 되기 위해 걸어오면서 과학 혹은 연구를 한다는 마음, 관점에 변화를 느낀 것들이 있는지요?  


많이 바뀌었죠. 연구실 구성원 중 한 사람으로 일할 때랑, 연구실을 꾸리고 직접 운영해야 할 때는 관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운이 좋게도 대학원생 때 살짝 그리고 박사후연구원 때 좀 더 본격적으로 팀을 꾸려서 일을 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은 같이 저랑 같이 일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들과 연구를 하려고 노력하고, 함께 일하는 학생이라면 어떤 장점을 살려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감안해서 트레이닝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하긴 했습니다만, 현재는 최대한 많은 일을 자동화시키려고 하고 있어요. 학습은 물론이거니와 데이터 처리 등도 최대한 자동화하고, 남은 시간에 논문과 실험을 설계하고 글쓰기를 향상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질문 5) 국내에서 석박사 및 박사후 과정을 거쳤으며, 과거에는 유학이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시기에 국내 트레이닝을 선택하신 이유와 경험상의 장단점에 대해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판데믹 때문에 어쩔 수 없던 부분도 있긴 했습니다만, 국내에서 박사후연구원까지 하더라도 유학 다녀오는 것만큼 경쟁력 있는 논문 내는 게 가능한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과학, 좁게는 생명과학 분야가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인건비도 제법 넉넉하게 받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외국 나간 친구들을 보면 락다운 돼서 일을 아예 못하기도 하고, 생활비도 점점 비싸져서 고생한 경우가 꽤 됩니다. 저는 이래저래 운이 좋아서 한국에서도 독립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잘 누렸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국내에서 좋은 연구를 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도록 관련 연구비가 잘 마련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 예쁜꼬마선충! 정말 이쁘게 보이나요?


연구비 상황 상 선충 연구는 요새 아예 못하고 있어서 본 지 너무 오래 됐네요. 저는 학명에 적힌 엘레강스(elegans)라는 말이 좀 더 잘 어울리더라고요. 에스 자를 그리며 움직이는 모습은 제법 우아합니다.

@ 예쁜꼬마선충(C. elegans) / 나무위키

=> 인터뷰 상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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