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후기][유학 패널 토론 리뷰] 유학은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이 있다. 현실에 맞닥드리기 전까지는...

최원경
2024-08-23


해외 유학의 현실과 도전: ESC 국제학술위원회 주최 '유학 생활, 『이럴 줄 몰랐지?』' 행사 종합 리뷰

2024년 8월 17일 오전 10시부터 12시(KST)까지, ESC 국제학술위원회가 주최한 "유학 생활, 『이럴 줄 몰랐지?』 #외국에서 원만한 관계 설정"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행사는 다양한 분야와 국가에서 유학 경험을 가진 연사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예비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됐다.

🌐행사 기획 및 구성

이번 행사는 ESC 국제학술위원회의 면밀한 기획을 통해 준비됐다. 기획 단계에서는 유학 생활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되, 특히 '보스 및 동료와의 원만한 관계 설정 및 문화적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이는 유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는 판단에서였다.

행사는 줌(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유튜브 라이브로도 동시 송출됐다. 전체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됐다:

  1. 사회자 ESC 및 행사 소개 (5분)
  2. 각 패널의 발표 및 경험 공유 (45분)
  3. 주요 주제에 대한 패널 토론 (40분)
  4. 청중 Q&A (30분)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행사 전에 참가자들로부터 사전 질문을 받아 이를 토론 주제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중들의 실제 관심사와 고민을 다룰 수 있었다.

@사회: 김마리
@패널: 장찬용, 한선혜, 박영민, 민일, 이충한


🌐 연사 소개 및 주요 발표 내용

■ 박영민: "넘나드는 교육자"

한국과학영재학교 소속의 박영민 님은 UC Irvine에서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녀는 특히 "가난한 인문사회 전공자가 감히 유학을?", "이 나이에도 공부를?", "애들은 누가 키우나?" 등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다. 국비유학, 펀딩 받기, 학교 바꾸기, 세부전공 찾아가기 등 실질적인 조언과 함께, 직장인으로서 유학을 준비하고 육아와 학업의 균형을 잡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영민님은 유학 경험을 통해 깨달은 중요한 점을 강조했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행동하는 사람과 행동하지 않기로 하는 사람입니다."

유학 결정은 2008-2009년 즈음에 이루어졌다. 당시 직장 생활, 학업, 그리고 가정생활을 동시에 해나가고 있었다.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로서 유학 자금 마련에 대한 경험도 공유하였다. 영민님은 교육부의 국비유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첫 유학자였던 매사추세츠 주립대학에서 그녀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갔지만, 육아를 맡길 곳이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관계자에게 자신의 상황을 솔직히 설명했고, 결국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도교수의 연구윤리 문제로 인해 큰 고민에 빠졌다. "여기서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그냥 참고 견딜까 고민했지만, 결국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으로 학교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영민님은 자신이 ‘행동하지 못했던’ 경험도 공유하였다. 졸업 후 그녀는 포스닥을 진행할까 고민했지만, 가족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이후 대학 임용을 고려했지만, 주변의 부정적인 의견과 자신의 도도한 태도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다시 ‘행동’하기 위해, 코로나 시기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논문 대신 책을 쓰기 시작했고, 클럽하우스를 통해 멘토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저에게 굉장히 힘이 되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20년 넘게 근무했던 학교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줄탁동시라는 말처럼, 이제는 교육 현장 밖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유학 생활에서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사람과 행동하는 사람. 여러분은 어느 쪽의 타입인가요?


■ 이충한: "The worst is yet to come"

이충한 님은 기계공학 박사 과정을 밟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학 생활의 현실적인 측면들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충한 님은 석사 과정 중 "과제 준비하면서 짜증이 나서" 외국 유학을 고려하게 되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충한 님은 연구와 대학원 생활 자체가 쉽지 않은 만큼, 해외에서의 장점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한국을 벗어나고 싶다는 이유로 유학을 선택하면 안 됩니다. 그곳에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유학 생활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후적인 상황, 지도교수, 학교 시스템 등 모든 것이 다릅니다. 이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가로 이공계 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종교, 정치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방법,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겪을 수 있는 실적 인정 문제, 비자 문제 등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했다.

"유학이 도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적을 잃지 마세요. 그것이 당신을 지탱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 한선혜: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버지니아에서 3년간의 대학원 유학 경험을 한 한선혜 님은 다문화 환경에서의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녀는 '유학의 3대 복'으로 좋은 지도교수, 좋은 중고차, 좋은 주택 임대인을 꼽았다.

선혜 님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의 교류 경험을 생생하게 전했다. "터키, 벨기에, 인도, 이란, 파키스탄 등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했어요. 처음에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점차 그 차이가 우리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녀는 특히 임대인과 룸메이트와의 관계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좋은 임대인을 만나면 유학 생활의 절반은 성공한 거나 다름없어요. 저는 운 좋게도 현지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되었는데, 그들을 통해 미국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죠."

선혜 님은 또한 장학금 획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장학금 외에도 한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장학금과 funding 기회를 찾아보세요.”

그녀는 유학 생활 중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 문화를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모두 있습니다. 민족적 동질감과 한국어 실력을 잃는 걸 체감하며 힘들었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친구와 문제 해결력 등 제 인생에 중요한 가치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유학은 단순히 학위를 따는 과정이 아닙니다.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기회입니다."


■ 장찬용: "망해도 굶지 않는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에서 식물병리학을 전공한 장찬용 님은 12년간의 미국 생활을 통해 얻은 통찰을 공유했다. 그는 박사 과정에서의 고립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찬용 님은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며, 유학 생활의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모든 것이 완벽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죠. 언어 장벽, 문화 차이, 학업 스트레스 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특히 박사 과정에서의 고립감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했다.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외롭고 고립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였어요. 같은 처지의 동료들과 서로 의지하며 버텨낼 수 있었죠."

찬용 님은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한 경험도 공유했다. "박사 학위를 받고 나서도 '이제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이 컸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나아가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유학 생활에서 가장 큰 자산은 사람입니다. 성실하고 다정한 태도로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세요. 그들이 여러분의 가장 큰 지원군이 될 거예요."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습니다. 처맞기 전까지는. 하지만 망한 것 같아도 굶지는 않더라고요. 어려움이 올 때마다 그것을 성장의 기회로 삼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세요. "


■ 민일: “미국도 학연, 지연, 혈연?"

존스 홉킨스 대학교와 텍사스 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의 부교수로 재직 중인 민일 님은 미국에서의 네트워킹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었다. 그는 네트워킹의 중요성, 커리어 목표 설정의 필요성, 지속적이고 목적 있는 관계 구축 등을 강조했다.

민일 님은 먼저 네트워킹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미국에서도 학연, 지연, 혈연이 중요한가요?'라고 묻습니다. 답은 '네'와 '아니요' 모두입니다. 인맥은 중요하지만, 그 형성 방식이 다릅니다."

그는 네트워킹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을 제시했다. "먼저, 자신의 커리어 목표를 명확히 세우세요.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목적을 가지고 관계를 만들어 나가세요." 그는 학회 참석, 자원봉사, 공동 연구 등 다양한 네트워킹 방법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연구 그룹 내에서의 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도교수님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팀 플레이어가 되세요. 이는 나중에 추천서를 받을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민일 님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미국의 에티켓을 배우세요. 예를 들어, 지나친 겸손과 양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요."

민일 님은 Korean-American Scientists and Engineers Association (KSEA)와 같은 단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런 단체에 참여하면 비슷한 배경을 가진 한인 선배들을 만날 수 있고, 값진 조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분의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민일 님은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동시에 저는 운을 준비하는 사람이었죠'라는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네트워킹도 마찬가지며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인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인맥은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닌 노력과 성실함으로 만들어집니다."


🌐 주요 토론 주제 및 Q&A

패널 토론 및 Q&A에서는 ‘커리어 (유학, 진학)’ 및 ‘해외에서 연구하기’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주제들이 다뤄졌다:

  1. 좋은 멘토를 만나는 법
  2. 커리어의 전체적인 방향성 설계하기
  3. 학업과 육아, 인턴십 등을 병행하기
  4. 학회에서 네트워킹하기

이외에도 채팅을 통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다뤄졌다.


🌐 결론: 관계의 중요성과 전인적 성장

이번 행사에서 연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관계의 중요성'이었다. 유학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 좋은 인간관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 여러 차례 언급됐다. 찬용 님의 말처럼, "성실하고 다정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이 유학 생활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열쇠라는 데 모든 연사가 동의했다.

또한, 유학을 단순히 학업의 연장선으로 보지 않고, 전인적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도 인상적이었다. 선혜 님께서 강조했듯이, 유학은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기회"이다. 이는 학문적 성장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격적, 정서적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연사들이 강조한 것은 '준비의 중요성'이었다. 민일 님이 언급하였듯이, "운을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학업적 준비뿐만 아니라, 정서적, 문화적, 그리고 관계적 준비를 포함한다. 이러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유학 생활에서 마주치는 어려움들을 더 잘 극복하고,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연사들의 공통된 메시지였다.

ESC 국제학술위원회의 이번 행사는 유학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와 경험을 제공했다. 단순한 성공 사례의 나열이 아닌, 실패와 좌절,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과정을 솔직하게 공유함으로써 예비 유학생들에게 현실적인 기대와 준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유익한 행사가 지속적으로 개최되어,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작성자: 최원경 (Minerva University, ESC 학생위원회 & 국제학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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