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과학자 되기 #10 과학자처럼 배우도록 가르치기...샐리 호스킨스(뉴욕시립대학교 명예 교수)

원병묵
2024-05-15


저는 대학 생물학 교수로서 보람찬 경력을 쌓은 후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그리울까요?" 한 동료가 물었습니다. 저는 3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대답을 했습니다. "창의적 학습법이 그리울 것 같아요." 신임 교수였을 때 저는 강의가 저를 연구실에서 멀어지게 하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연구에 집중해 신경 성장에 관한 획기적인 연구자가 되기를 바라는 똑똑한 대학원생들을 지도하고 싶었습니다. 상상력은 강의실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기술을 발명하고 실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사용된다고 믿었죠. 하지만 제 인생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제가 얼마나 잘못 생각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전임 교수로서 행복하게 연구에 매진하며 커리어를 쌓은 지 10년이 되었을 때, 10대 조카가 고아가 되어 제가 조카의 보호자이자 한부모가 되었습니다. 적응 시간을 가진 후, 저는 본격적으로 신경과학 연구실을 운영하며 조카에게 필요한 관심을 동시에 기울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부 수업만 가르치는 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학부 강의만 하면 매일 저녁에 귀가하기가 쉬워졌고 연구실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스트레스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제 경력을 정의하고 열정을 불러일으켰던 연구 프로그램을 그만두기는 어려웠습니다. 연구에 계속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저는 최신 발견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기대하며 학부생에게 저널 논문을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비참하게 실패했습니다. 학생들은 논문을 대충 훑어보기는 했지만 깊이 파고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수준조차 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문제의 실마리는 학생들이 이전 수업에서 공부했던 생물학 입문 교과서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찾았습니다. 새 날개의 뼈 배열, 박테리아 편모의 구조 등 과학적 사실에 대한 그림은 풍부했지만 과학 논문에서 제시된 데이터와 유사한 그림은 거의 없었습니다. 문제는 과학적 발견이 어떻게 얻어졌는지 또는 누가 연구를 수행했는지에 대한 관련 그림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사실을 암기하는 데 익숙하지만, 그 데이터가 어떻게 획득되고 결론이 어떻게 도출되었는지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했습니다. 제가 과학자로서 가장 좋아하는 연구 독창성이 학생들에게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이 깨달음은 제가 가르칠 때 1차 문헌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었고, 폭보다는 깊이를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러 수업 시간에 걸쳐 학생들과 함께 하나의 논문을 깊이 읽고 각 그림과 표를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그런 다음 "방금 공부한 논문을 공동 저술했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몇몇은 망설였습니다. "저는 창의적이지 않아요."라고 그들은 말하곤 했죠. 하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한 번 시도해 보라고 했고, 이후 수업에서 '동료 평가단'을 구성하여 학생들이 제안한 연구의 순위를 매기고 가상의 연구비를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긴박감을 더했습니다.

평가단에 참여한 학생들은 생각을 바꿨습니다. 학생들은 같은 반 친구들이 생각해낸 다양한 후속 연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어떤 아이디어가 더 우수한지 열띤 토론을 벌였고, 다른 패널이 다른 선택을 하면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6번팀이 최고인 게 당연하지 않나요?" 각 학생이 아이디어에 전념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발명 능력에 대해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을 보는 것은 짜릿한 일이었습니다. 그 후, 한 똑똑한 여학생은 처음으로 자신의 과학 아이디어를 내놓아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주면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이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가르치고 싶지 않았어요. 제 학생들은 이미 사실을 배우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연구 과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신만의 창의력을 개발하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상상력을 발휘하기를 바랐습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은 어떤 노래 가사에서 "봐요, 난 모자가 없던 곳에 모자를 만들었어요"라고 썼습니다. 저는 수십 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원문: Science Careers (13 June 2019)

* 본 글은 원병묵 님(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이 페이스북에 공유한 글로 동의를 받고 숲사이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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