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ESC와 함께 하는 과학산책] 뜨거운 여름, 전력수급 위기가 실종된 이유

김선교
2023-09-13

@ 삽화 김기명


지난 여름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늘 등장하던 사건 중 하나가 사라졌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뉴스거리 하나가 사라지고 하나가 생겨났다. 바로 여름철 전력공급위기에 관련한 것이다.


여름에는 기온이 치솟고 그에 따라 전기 사용량도 급증한다. 전체 전력수요의 15% 정도가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에어컨 사용으로 발생한다. 일반 가정에서는 전력소비의 60% 이상을 냉방에 사용한다. 이 계절에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매년 여름마다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수요와 공급상황을 면밀히 살펴본다(2023년 경우 6월 26일부터 9월 15일까지가 대책기간). 수요-공급에 대한 엄격한 모니터링, 면밀한 유지보수, 충분한 예비전력 확보를 통해 잠재적인 문제의 소지를 없애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에 불구하고 이전에는 여름철 전력위기에 대한 기사가 넘쳐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기사가 신기하게도 사라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023년 여름에도 역사상 유례없는 무더위와 폭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 높은 24.7℃를 기록했고,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는 각각 13.9일, 8.1일로 평년(각각 10.7일, 6.4일)을 훌쩍 뛰어넘었다.


7월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열탕화시대(era of global boiling)'를 선언했다. 한국의 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연히 전력수요도 급증해 8월 7일에는 93.6GW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태양광, 전력수급 위기의 해결사

그러나 전력위기의 해결사가 있었으니 바로 태양광이었다. 햇빛은 더위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 귀중한 자원이 된다. 전력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낮 시간대에는 태양광 패널이 부지런히 작동해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전력망의 안정성을 크게 강화한다. 전력거래소의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은 전체 발전용량의 4%에 불과하지만 낮 12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전체 수요의 17%에서 20%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7월 피크시간대의 11% 기여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증가로, 태양광 설치가 6.1GW 급증한 데 기인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8월 7일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극심한 더위를 견디고 있는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을 태양광 발전이 구하고(rescue) 있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이러한 폭염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해져 전력 인프라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에 따라 유럽과 미국정부는 기후와 에너지 위기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며 태양광 및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에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탄소중립 로드맵은 2050년까지 전력생산의 90%(1차 에너지의 67%)를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최근 예측에 따르면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급증해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을 추월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는 전체 발전량의 40%를 차지, 석탄화력 발전 용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및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약간의 부침이 있을지언정 이런 흐름이 바뀌진 않을 것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주요 에너지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광물공급 경제성 환경영향과 같은 문제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재생에너지가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의 변화 흐름과 우리의 방향

우리가 한반도 지형에서 태양광과 풍력의 적합성에 대해 논의하는 동안 주요 선진국들은 재생에너지를 수용하기 위한 전력망 인프라와 전력저장장치에 빠르게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에너지원의 통합을 촉진하는 전력시장을 만들어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환 과정의 문제들은 장벽이 아닌 새로운 성장의 기회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3월 1일 발표한 마스터 플랜3(master plan3)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기로 움직이는 세계를 주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문제해결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절대 뒤로 가서는 안된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기공학)

내일신문과 ESC가 함께 과학칼럼 코너를 신설해 2023년 새해부터 매주 화요일 'ESC와 함께 하는 과학산책'이라는 이름으로 찾아갑니다. ESC 회원 과학자 칼럼니스트들의 맛깔난 '우리를 둘러싼 과학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기사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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