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전현우 저자와 함께한 의왕 답사

김민지
2023-03-20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전현우 저자와 함께한 의왕 답사


2년 전 교통·철학 연구자인 전현우 님의 《거대도시 서울 철도 : 기후 위기 시대의 미래 환승법》을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우리나라 철도망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역사적, 제도적, 정책적, 공학적 배경과 그것으로 인한 문제들을 다룬 책이었는데 '교통체계와 우리 삶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 위기 시대,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이동수단으로써의 철도(망)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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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얼마 전 전현우 님의 신간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가 출간되었고 이를 기념하는 답사 프로그램이 열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했다. 답사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 - 의왕역 인근 답사, 철도박물관 관람, 저자와의 세미나 - 로 구성되었다.


@ ESC 프로젝트50


처음 답사 프로그램을 안내받았을 때 “왜 의왕역일까?” 궁금했는데 답사를 시작하자마자 전현우 님께서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셨다. 의왕역은 △ 경부선 철도와 영동고속도로의 교차점으로 자동차 지배가 확산되는 지점이고 △ 인근에 내륙항과 조차시설(오봉역)이 있는 화물·물류의 중심지인 데다 △ 인근지역은 오늘날의 도시가 스프롤 되는 측면을 잘 보여주고 △ 도보 시대부터 있었을 옛 시가지의 모습도 남아있는 지역이라는 것. 구두로만 설명을 들었으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텐데 과선교에서 의왕역 선로와 역사시설, 배선도, 정차 중인 화물열차와 컨테이너 박스까지 직접 눈으로 살펴보니 20세기 후반 수출산업의 성장을 이끈 현장에 와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부곡과 선교에서 조차시설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여러 버스 노선도와 옛 시가지 모습은 애매하게 4개로 쪼개진 도시 공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철도박물관으로 지난 120여 년간 산업발전을 견인해 온 철도 발달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었다. 야외 전시장에선 퇴역한 과거 기관차들을 구경하고 박물관 내부에선 철도교통의 역사와 모형 디오라마 등을 관람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철도박물관 관장님께서 마련해 주신 공간에서 답사를 마무리하는 작은 세미나가 열렸다. 전현우 님과 함께 책 내용을 정리하고 참여자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토론할 수 있었는데 △ 자동차 문화를 넘어선 지배 상황에 대한 인식 △ 그것을 야기하는 개발담론, 정치적 이해관계, 소비문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이동의 대안 등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특히, 의왕시의 스프롤 현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라 참여자 모두 도시의 보행공간과 공공교통망의 효율적 설계가 개인의 이동권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건강한 삶, 나아가 기후위기 극복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공감하기도 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평소 지하철과 버스, 기차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도시개발 및 교통망 설계가 기후위기에 끼치는 영향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이번 답사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적 이동위기 문제가 전지구적 기후위기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깨달은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도시의 교통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주제였는데, 세심하게 답사 루트를 디자인해 주신 전현우 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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