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ESC LIVE 대담 #1. 항공제어 분야, 김종래 (University of Leeds, UK) - 상편 -

관리자
2023-03-17

[연구자들과 만나는 ESC LIVE 대담] 
항공제어 분야, 김종래 (University of Leeds, UK) #상편


연구자들과 만나는 ESC LIVE 대담이란?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국제협력위원회 기획으로 진행되는 대담/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날 것의 생생한 연구현장 이야기, 연구자로서의 삶, 연구의 최전선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술적인 이야기를 묻고 들어보는 시간으로, 전문 학술 서적을 저술/번역한 ESC 회원 연구자들을 만나보는 것으로 본 시리즈를 시작해 봅니다.


* 본 내용은 2023년 2월 18일 2시간 넘게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담의 일부를 편집한 요약본입니다. LIVE 대담에 직접 참여하면 더 풍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질문도 할 수 있습니다.


Q. 1탄으로 항공 제어 분야의 전문서를 저술하신 영국 리즈 대학에 계시는 김종래 님과의 만남을 준비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김종래] 영국 리즈 대학(https://www.leeds.ac.uk/)에 있은지는 한 8년 정도 된 것 같고, 연구 분야는 제어, 그 중에서도 항공 쪽에서 제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생물학쪽 관련된 시스템에 대한 제어 문제에도 간혹 관여하고 있습니다.

https://www.leeds.ac.uk/


학생들 수업은, 대학 2학년 대상으로 메카트로닉스(기계 전자 공학)라는 수업과 4학년 대상 인공위성 자세제어에 대한 수업으로 두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Q. 항공 제어라고 하면은 분야가 굉장히 광범위하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요. 항공 제어 중 어떤 연구에 주력하고 계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김종래] 주로 연구하는 대상 항공 물체로는 무인 항공기와 인공위성, 이 두 가지를 주로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항공 쪽에서는 제어 분야라고 하면 보통 유도항법 제어를 얘기하거든요. 유도, 항법, 그리고 제어, 이 세 가지를 통틀어서 이야기하는 것이에요.


비행기가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까지 갈 때 어떤 길을 따라서 가야 할 것인가라는 그런 문제를 푸는 연구 분야가 유도 문제이고, 항법 문제는 비행기, 사람이 있는 비행체라기 보다는 사람이 없는 자율 비행체가 날아가는 도중에 자기 위치가 어디 있는지를 계속 파악하는 것에 대한 문제입니다. 따라가야 할 비행경로, 그리고 내가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정보, 이 두 가지를 이용해서 계속 주어진 길로 비행하도록 조정하는 것을 제어 문제라고 합니다. 이 세 가지 분야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Q. 무인 항공체라고 하면 저는 드론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요. 그 이외에도 실제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또다른 무인 항공체들이 있을까요? 


A. [김종래] 항공 분야가 워낙 초창기부터 군수 산업과 연관된 분야들이 많아서 군수 산업에 쓰이는 무인 항공체들도 꽤 많이 있어요. 저는 드론보다는 고정익 항공기 즉 날개를 가진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드론은 프로펠러로 날아다니다 보니 에너지 효율이 그렇게 높지 않거든요. 날개나 양력을 이용하지 못하니까 오래 비행하지 못하고, 20~30분 정도 날아다니는 수준으로 오래 비행하지 못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다고 봅니다. 반면, 고정익 항공기는 2~3시간, 길게는 10시간 이렇게 비행을 할 수 있어서 효율적으로 실질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Q. 어떤 매력 때문에 항공 제어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김종래] 제가 항공 제어를 연구하게 된 이유는 비행기를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비행기를 직접 타는 것보다는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대학에서 항공공학 전공을 선택해서 공부하다보니 항공기가 날아 다니는 것에 대한 연구를 한다는 것은 결국 제어 연구가 유일하더군요. 왜냐하면 예를 들어 항공기 엔진 설계를 한다고 하면, 엔진을 설계하지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직접 연구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엔진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추력을 낼까 이런 것들을 설계하는 연구를 하는 것이죠. 또 항공기 형상을 설계한다고 하면 풍동실험(wind tunnel experiment)하면서 형상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양력을 발생시키는지 이런 것을 연구하는 것이고요.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고려하는 것은 결국 제어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공 제어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결국 항공제어 설계라는 것도, 항공기에 비행기와 컴퓨터가 있고 컴퓨터 안에 들어가 있는 제어 알고리즘이라는 코드를, 아주 작은 부분을 설계하는 것이라 전체 항목이랑은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하시는데요. 그러나 그런 알고리즘을 설계하려면 다른 설계분야와 달리, 관련 모든 분야의 정보를 통합해야 하거든요. 어떤 공력 특성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 공력 연구하시는 분들께 정보를 받아야 하고, 어떤 진동 특성이 있는지는 구조 설계하시는 분들께 받아야 하고, 출력기에 대한 내용은 엔진 설계하시는 분들에게 정보를 받아야 하고요. 이런 모든 정보를 통합해서 제어기 설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항공제어는 일종의 시스템 엔지니어링입니다. 전체 항공기를 본다는 그런 관점에서 저에겐 항공제어가 흥미로웠습니다.


Q. 항공제어 연구가 진행되어온 과정에서 핵심이 되었던 연구는 무엇이었고 어떤 흐름으로 최근까지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김종래] 현대 제어의 새 분야를 열었다고 생각되는 중요한 논문은, 1960년대에 나왔던 칼만필터(Kalman filter)의 최적 추정에 대한 논문1으로, 거기서부터 현대 제어에서 쓰는 많은 개념들이 정의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지금까지 50-60년 동안 그 개념의 여러 변형들에 대한 연구, 왜 이게 잘 되는지에 대한 해석, 확장된 알고리즘 등 여러가지 연구가 이루어졌고요. 칼만필터도 최적화 이론과 관련되는 것이긴 하지만, 80년대부터는 보다 본격적으로 최적제어이론이라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이론으로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달 탐사선을 지구에서 달까지 보낸다고 할 때,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게 혹은 가장 효율적이게 탐사선을 보낼 수 있을까 이런 궤적 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최적제어이론을 사용하게 됩니다.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물론 지금도 많이 계속 사용됩니다. 그러다가 90년대 들어서 강건제어, 적응제어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시스템에 불확실성들이 있을텐데, 예를 들어 항공기의 경우에 제어기를 설계했다면, 항공기의 무게도 변할테고 주변에 돌풍도 불테고, 이런 일들이 벌어질 때 거기에 어떻게 잘 적응하고 견디는 시스템을 만들까에 대한 그런 논문들과 이론들이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지금도 그 분야는 계속 연구가 많이 되고 있고요. 강건성 해석은 제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입니다. 

1 Kalman, R. E. (March 1, 1960). "A New Approach to Linear Filtering and Prediction Problems." ASME. J. Basic Eng. March 1960; 82(1): 35–45. https://doi.org/10.1115/1.3662552


무엇보다도 응용제어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론의 중요성은 결국 실제 시스템을 통해 공학적 효용성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칼만필터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볼게요. 처음에 나왔을 때는, 이 논문이 굉장히 수학적인 논문이라서 공학하는 사람, 제어 분야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논문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했고 이론 쪽에 있는 분들은 이 알고리즘이 이렇게 잘 작동할리가 없다고 부정 했었거든요. 그런데 미국 아폴로 탐사선 발사가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아폴로 탐사선을 달에 보낼 때, 탐사선의 위치를 지구에서 레이더로 계속 측정해야 했거든요. 이때 측정한 데이터를 프로세싱하는 데에 칼만필터를 썼습니다. 칼만필터 개발하신 분이 궤도역학 쪽 연구를 하시는 분이었고, 실제 아폴로 탐사선 작업에 적용했을 때 굉장히 잘 돼서 많은 사람들이 칼만필터의 효용성을 알게 된 것이죠.


90년대부터 나왔던 적응 제어나 강건 제어의 경우, 여러가지 이론적인 그리고 실질적인 그런 시스템 설계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긴 했는데, 아직까지 시스템 설계하는 입장에서 볼 때, 일관된 설계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항공기 제어기를 설계한다 그러면, 결국은 최종적으로 실험적으로 검증을 해야합니다. 많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다든지, 컴퓨터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통과하고 나면 실제 비행기에 이걸 구현해서 실제로 날려보면서 테스트를 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다 포괄하는 설계 방법이 아직까지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 부분은 아직까지 중요한, 그렇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Q. 소개해주신 칼만필터 사례로부터, 수학적 모델이 실제 구현되고 적용되는 과정에서 그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어떤 연구의 장이 더 크게 열리기도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종래 님께서 연구하시는 과정에서 개발하신 알고리즘이나 제어방법을 실제로 구현하신 경험, 비행체 실험을 하시는 분들과 협업하신 경험이 있으시다면 소개해주세요. 


A. [김종래] 인공위성 중에 cubesat이라는 인공위성이 있습니다. 아주 조그만 인공 위성이에요. 한 변의 길이가 10 cm인 정육면체를 1U cubesat이라고 하고, 그런 박스를 2개 붙여놓으면 2U, 3개 붙여놓으면 3U cubesat이라고 하는데요. 3U cubesat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주로 위성을 올리는 비용은 무게에 비례하는데, Cubesat은 일단 작기 때문에 우주로 올리는 비용이 생각보다 쌉니다. 꽤 오래전에 진행한 프로젝트이기는 하지만, 아마 지금도 한 1~2억원이면 올릴 수 있을 거에요. 돈을 내면, 보통 다른 인공위성 띄우는 로켓의 빈 공간에 cubesat을 끼워넣어서 발사를 해주거든요. 그래서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할 때 아주 유용한 플랫폼입니다.


Cubesat 자세 안정화 알고리즘 개발하는 데에 참여를 했었어요. 당시에 3U cubesat을 통합하는 회사에서 이런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게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그 때 제가 컴퓨터 시뮬레이터를 설계, 만들고 그 안에서 자세 안정화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해서 테스트하고… 그것까지는 이제 제가 항상 하던 일이었어요. 그런데 그 후에 그 알고리즘을 실제 cubesat의 컴퓨터에 올리는 과정에서, 인공위성이 작다보니까 그 안에 쓰는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그렇게 강력하지 않고 메모리도 작고 하다보니 프로그램 알고리즘을 최대한 최적화해야 했어요. 예를 들면 평소 때 아무 생각 없이 쓰던 sine 함수, cosine 함수도 컴퓨터에서는 결국 테이블의 형태거든요. 이것 때문에 메모리 사용량이 확 늘었다 줄었다 하게 되요. 그래서 알고리즘 짤 때에도 그런 함수를 쓰지 않게, 안 쓰면서도 효율적으로 되게 그런 것도 신경 써야 했고요. 프로그램은 다 매트랩 언어를 이용했지만, 알고리즘 짜는 부분은 비행컴퓨터에 올릴 수 있도록 low-level 언어로 C언어 프로그래밍처럼 작성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실제 시스템에 구현하는 과정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코딩 최적화가 필요했던 셈이죠. 알고리즘 잘 작동하는지 시뮬레이션 상에서 시험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 인공위성은 실제로 발사되었고요. 저도 그때는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나중에 발사되고 나서 웹사이트에 올려진 사진에서,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 뒤쪽에 인공위성 개발을 담당했던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다 써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웹사이트 이름은 is your name in space2 . 거기에 제 이름도 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항공쪽에서 일하고 계시는 다른 분에게 이야기했더니 자기 이름도 우주에 있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자기가 개발했던 인공위성 뒤에 몰래 가서 자기 이름을 남겼다고 (웃음)

2 불행히도 현재 이 웹사이트는 문을 닫았습니다.


Q. (웃음) 그 인공위성은 지금도 우주 어딘가에 있는 건가요? 


A. 네, 우주에 있습니다. 2014년에 발사하고 한 2년 동안 운행(operation)한 후 미션은 종료되었지만, 아직 우주에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로 있는거죠. 결국은 이제 지구로 돌아오게 돼 있는데 아마 몇 십년은 더 걸릴 겁니다.


인공위성 추적하는 웹사이트들이 있는데 거기에 인공위성 이름을 검색해보면 아직 그 인공위성이 어디에서 돌고 있는지 나옵니다. 물론 non-operational 이라고 뜨지만요.


이외에도 LIVE 대담 시간에는, 종래 님 연구 분야에 남아있는 도전적인 문제들: 수중 위치 인식과 항법제어 문제, 항공제어 분야에 활용되는 딥러닝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고, 종래 님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연구 내용(물체의 미소질량변화가 만들어내는 불안정성에 대한 최소중요질량을 결정하는 강건성 제어문제)과 종래 님을 매우 흥분하게 만들었던 생물학 시스템 수학 모델링 연구 (noise 섭동이 만들어낸 진동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종래 님의 이름이 새겨진 위성이 우주 어딘가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 꽤나 낭만적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하며 종래 님의 연구 이야기에 빠져드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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