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혼돈의 물리학 무질서와 불확실성, 우연으로 가득 찬 우주를 읽는 법 (유상균 저 | 플루토)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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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는 무질서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 같다

혼돈과 우연의 바다 위에 솟아난 우리 세계의 참모습을 살핀다

철학은 어떻게 과학이 되고, 과학은 어떻게 지혜가 되는가

복잡계 과학과 동서양철학은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

물리학과 수학, 생물학, 인문·사회과학을 여행하는 지적 모험

카오스 이론, 엔트로피, 양자역학 등 다양한 과학 지식을 한 권으로 꿰뚫는다

물리학으로 세상에 관해 질문하기

-우리 세계는 예측할 수 없는 혼돈과 우연의 바다 위에서 태어났다!


20세기 이후 과학이 밝혀낸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초 재료인 원자들의 세계는 뉴턴 물리학을 이루는 질서와 법칙이 아니라, 우연과 확률이 지배한다는 점이다. 우리를 비롯한 모든 것은 분명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렇게 명확한데, 정작 원자는 명확히 정해진 존재가 아니라니! 《혼돈의 물리학》은 무질서와 불확실성, 우연이 질서와 규칙, 필연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현실 세계의 모습을 현대 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복잡계 과학’에 기초하여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동안 주목할 가치로 여겨지지 않았던 ‘혼돈’이, 질서와 규칙, 필연과 만나 물질과 세계가 탄생한다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물리학과 수학, 생물학, 인문·사회과학의 다양한 성과를 가로지른다. 과학적 지식 전달에 치중하는 여타의 과학 도서들과 달리 《혼돈의 물리학》은 과학을 통해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통찰하고, 진정으로 건강한 우리의 삶은 동서양의 생명관이 어우러져야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럼으로써 과학을 지식의 영역을 넘어 삶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로 확장시킨다.


세계는 질서 있게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다-자연은 확률이 지배한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과학자와 수학자들이 바라본 세계의 참모습은 질서와 조화였다. 사물과 천체의 운동 법칙을 통해 최초로 자연현상에 관한 보편적 수학적 원리를 만든 아이작 뉴턴 이후에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등장하여 새로운 자연법칙을 드러냈다. 이들의 방정식은 개별 존재들의 운동을 하나의 법칙으로 일반화했다. 한동안 이 법칙들은 세계를 밝혀주는 빛이 되었다. 우리의 일상 영역을 넘어 자연의 질서를 드러내주었고, 우리는 이들을 통해 일식을 예측하고 블랙홀을 상상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출현한 복잡계 과학은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과학의 전제들뿐 아니라 물질이 존재하는 방식과 인간이 물질을 인식하는 과정에 대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세계는 질서정연하고 예측 가능하며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뉴턴 물리학의 관점을 송두리째 뒤엎는 주장이었다. 우리 세계를 구성하는 기본 물질들은 결정론이 아니라 확률의 법칙에 따라 행동한다. 즉 우리 세계는 우연을 바탕으로 한 질서 체계였다. 모든 수학 영역을 모순이 없고 완전한 하나의 체계로 통합할 수는 없으며, 운동을 예측하는 핵심 물리량인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불확정성 원리는 인간이 자연을 인식하고 측정하는 데 피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우리 인간을 둘러싼 또 다른 주요 복잡계는 사회다. 우리는 지구 생태계와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매우 복잡한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에서도 역동적 현상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지은이는 변하지 않는 완전한 세계는 교과서에나 있으며, 이상적인 세계가 아니라 혼돈과 질서가 어우러지며 변화하고 명멸을 거듭하는 세계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현실을 만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과학과 철학으로 세계와 인간을 통찰한다

-혼돈과 우연, 불확실성을 꿰뚫는 여섯 개의 장


이 책은 여섯 개의 장을 통해 뉴턴 물리학에 바탕한 단순 질서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다르고 혼돈과 우연,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계를 소개한다. 1장에서는 먼저 피타고라스를 이야기하며, 과학 이전에 그 언어라 할 수 있는 수학의 영역에 이미 질서와 혼돈이 숨어 있음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현대 물리학의 꽃으로 우주의 기초적 세계를 성공적으로 드러낸 양자역학이 말하는 우연을 살펴본다. 양자역학의 미시 세계는 거시 세계를 설명하는 뉴턴 물리학과는 전혀 맞지 않는, 말 그대로 딴 세상의 존재들로 이루어진다. 미시 세계는 위치나 움직임을 언제든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 따라서 거시세계의 합법칙적 질서를 이용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3장에서는 카오스 현상의 특징과 그 질서를 알아본다. 카오스를 보이는 시스템은 뉴턴의 물리학 체계와 달리 비선형적 방정식으로 설명되는데, 표현은 어렵지만 기후현상 등 실제로는 우리 주위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나비효과로 유명한 카오스 현상은 1970년대 등장하여 새로운 수학 분야로 자리 잡은 프랙털 기하학과 이어진다. 이 책에서는 로지스틱스 맵이라는 간단한 수학 모형을 중심으로 주기 배가, 나비효과, 프랙털 기하학의 연관성을 설명하면서 혼돈과 질서의 어우러짐을 살펴본다.


4장부터 마지막 장까지는 새로운 과학혁명으로 떠오르고 있는 복잡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먼저 고대 그리스에서 활동한 두 원자론자인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의 차이를 언급한다. 특히 우주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 했던 에피쿠로스 원자론은, 구성 요소들이 무질서하게 상호작용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집단적 질서를 조직하는 오늘날의 복잡계와 맥을 같이한다. 도대체 ‘생명’이란 무엇일까. 5장에서는 우주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인 생명체에서 어떻게 질서와 우연이 결합하여 ‘살아 있음’이 나타났는지를 살펴본다. 생명은 전형적인 복잡계다. 그것도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고 가장 조화로우며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진 복잡계다. 한편으로 지은이는 생명에 대한 정의의 여러 한계를 살펴보고, 궁극적으로 ‘온생명’처럼 복잡계 관점에 토대한 정의만이 정확한 생명의 정의에 다가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알다시피 찰스 다윈은 진화론을 제시하여 인류 과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 6장에서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도 많은 부분이 에피쿠로스적 우연의 산물임을 이야기한다. 경이롭고 다양한 종들이 계속해서 진화하는 생태계는 단순한 질서의 세계가 아닐 뿐 아니라 우연이 개입하면서 더 복잡한 생물들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역동적인 공간이다. 다른 한편으로 지은이는 20세기 생물학을 종합하고, 20세기 후반의 발생학과 진화론의 결합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질서와 우연이 만나 더 큰 복잡성과 다양성을 진화시킬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맺음말에서는 기후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의 해법과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한다.


물리학자의 세상을 보는 눈


《혼돈의 물리학》의 진정한 가치는 생명과 진화에 대한 통찰에 있다. 생명 전체를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시스템으로 인식함으로써 세계는 상대를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 투쟁의 장이 아니라 모두가 공생하는 곳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진정 건강한 우리의 삶은 결국 동서양의 생명관이 어우러져야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성찰은 혼돈의 세상에서도 맑게 살기 위해 고민하는 독자에게 지은이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혼돈의 물리학》은 물리학자가 썼지만 ‘무질서와 혼돈, 불확실성, 우연’이 ‘질서와 규칙, 필연’과 어우러져 형성하는 세계를 다각도로 보여준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뒤섞여 무질서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독자들은 오히려 그로부터 우리 세상의 모습을 ‘창발’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뉴턴 물리학은 자주 정돈된 질서를 보여주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혼돈과 우연으로 늘 복잡하게 변화해간다. 수학의 무리수, 양자역학의 우연적 확률, 카오스와 복잡계를 차분히 설명한 저자는 지구 위 온생명의 출현과 진화에서의 협력의 중요성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 책은 ‘구성요소의 무질서’의 바다에서 떠오르는 거시적인 질서의 섬을 보여준다. 바다가 있어 섬이 있고 섬이 있어 바다가 더 푸르다. 질서와 혼돈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궁금한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혼돈이 카오스면, 질서는 코스모스다. 코스모스는 우주를 뜻하기도 한다. 우주가 무척 질서정연하게 움직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는 혼돈 속에서 태어났다. 생명조차도 혼돈 속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지은이는 물질과 생명의 탄생을 설명하기 위해 카오스와 코스모스를 먼저 들여다본다. 카오스와 코스모스는 수학과 물리학을 만나 통계역학이 되고 복잡계 과학으로 진화해간다. 카오스와 프랙털, 나비효과와 복잡계에 대해 평소 호기심이 있었고 공부해보고 싶었던 독자에게 참으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 박인규 (서울시립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200쪽 내외에 불과한 짧은 책에서 이렇게 방대한 지식들의 통섭과 더불어 새로운 사회조직과 정치의 원리에 대한 진보적 논의가 과학적 설명에 따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더구나 어려운 내용들을 일반인들도 접근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오늘날 지식과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나와 세상의 바람직한 변화에 반드시 필요한 지식들을 선별해 연결하기를 원하는 독자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 심광현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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